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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공대생 전공 공부할 때 소소한 팁 여섯가지

by cleedyios 2023. 1. 8.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러분들이 대학교 전공 공부할 때 팁이 될 만한 사항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공부를 아주 잘했던 것도 아니고 주관적인 내용도 많이 있으니까요. 가볍게 들으시고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첫 번째, 각 전공과목 중간 기말 시험을 보기 전에 요점 정리본을 만들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이건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맨 처음에 넣었습니다. 이런 귀찮은 걸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평범한 대학생이라면 어떤 전공과목에 대한 지식은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급격한 속도로 잊어버립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반복적인 복습이 없으면 빠른 속도로 잊어버리는 게 당연합니다.

에빙하우스 망각곡선


그리고 공대생들 중에 시험이 끝난 공대 전공과목을 자발적으로 복습하는 사람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여러분 인생 전체에 있어서 여러분의 전공 이해도와 역량이 가장 우수한 시점을 꼽으라면 그 전공과목의 시험 보기 직전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5, 7급 공무원을 준비하지 않는 이상 그 수준의 전공 실력은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그 수준의 실력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 수준의 실력이 필요한 시점은 반드시 오게 돼 있다는 것입니다.

요점 정리본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로 많은 필수 전공 교과목들은 그 이후에 배우는 심화 전공 교과목의 베이스가 됩니다. 이전에 수강했던 전공 내용이 다시 필요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기계공학 학생을 예로 들어볼게요 정역학을 수강하는 1학년 때 축제와 미팅과 mt를 즐기느라 공부를 안 해서 정역학 과목을 망했어요. 에이 몰라 다른 과목 잘하면 되지 뭐 이렇게 생각하고 재수강도 안 하고 그냥 지나갔어요.

그 다음에 2학년이 돼서 재료역학 1을 수강하게 됩니다. 그때 열심히 한다고 그게 제대로 이해가 될까요? 아니죠. 정역학 베이스가 없으면 재료역학 1도 잘 이해가 안 됩니다. 당연히 그 다음 학기에 수강하는 재료역학 2도 잘 이해가 안 되겠죠? 그럼 3학년 때 배우는 기계요소설계 과목도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많은 공대 과목들이 서로 물려 있습니다. 어느 한 과목의 내용이 나중에 다시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말입니다.

둘째로 취업 준비할 때 다시 전공 지식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기업이 목표라면 전공 필기시험을 힘들게 준비해야 하고, 사기업이 목표이신 분들도 실무 면접 때 각 전공별 필수 개념들을 면접관이 질문하거나 면접관들 앞에서 주어진 문제를 전공 지식을 이용해서 풀이하셔야 합니다. 기사 자격증 취득할 때도 주요 전공 지식이 필요합니다. 근데 이런 상황이 코앞에 닥쳐서 여러분들이 해당 전공 교재를 이렇게 뒤적거린다고 해서 그 내용이 머리에 들어올 것 같으세요?
절대 안 들어옵니다. 펼친 전공 책을 다시 덮는 데까지 10분도 채 안 걸릴 겁니다. 

결론은 시험 공부할 때 최종 요약본을 만들어 두세요. 
똑똑한 현재의 내가 잘 정리해둬서 미래의 멍청한 내가 봤을 때 그 내용을 쉽게 리마인드 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이 정리해둔 내용 요약이 아니라 내가 정리한 요약본이 필요합니다. 본인이 공부하는 데에는 본인이 정리한 것을 사용하는 게 훨씬 받아들이는 게 빠릅니다.

이거 해보면 생각보다 시간 많이 잡아 먹을 거예요. 근데 절대 시간 낭비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해도는 높아질 거예요. 
우리들이 전공 과목 같은 어려운 것을 배울 때 항상 겪는 오류가 뭐냐면 나무에 집착하느라 숲을 못 봐요. 어떤 특정 유형의 문제 풀이하는 법은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그런 유형이 언제 사용되는지 그 과목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른 채 문제만 풉니다.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전체 내용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중간고사 때 하나 만들고 기말고사 때 하나 만드세요. 그리고 고화질로 스캔 떠서 파일로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어디 책에 끼워둬서 너덜너덜하게 만들거나 잃어버리지 마시고 나중에 그대로 출력해서 쓸 수 있도록 스캔 파일로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수업 들을 때 필기와 녹음을 하세요. 
공대 수업을 들어보신 분들은 굉장히 공감하실 거예요. 한 학기에 15주 16주 정도의 수업 스케줄이 있는데 그 기간 동안 공대 교과목 하나를 배우기에는 사실 일정이 굉장히 빡빡해요. 교수님들이 당연히 매 수업 때마다 굉장히 높은 밀도로 수업 계획을 짤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 급하고 빠르게 쉴 새 없이 속사포로 수업이 진행되고요 이렇게 밀도 있게 진행되는 수업에 잘 따라가기 위해서는 풀로 집중해야 하는 건 당연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의 집중력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사람의 집중력 최대가 20분이라는 말이 있고 그조차도 스마트폰 사용으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짧은 집중력으로 이런 밀도 있는 수업을 듣다 보면 분명히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아주 잠깐 멍 때렸는데 교수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방금 말한 부분 시험에 나옵니다.' 망했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들에게 필기와 녹음을 권해드립니다. 

 

필기는 아마 다들 하실 거예요.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필기할 필요가 없는 수업도 필기를 하라는 말입니다. 교수님의 말에서부터 의미 있는 내용을 추려서 나의 노트에 기입하는 이 필기라는 행위 자체가 수업의 집중력을 최대로 높여줍니다. 필기를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수업의 집중 정도를 결정한다고 생각해요. 필기를 꼭 하시기 바라고, 녹음은 왜 하느냐? 필기를 해도 사람이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당연히 생겨요. 딱 그 놓쳤을 때 정신을 차리고 녹음되는 시간을 한번 보세요. 
예를 들어 수업중 멍 때렸는데 핸드폰 녹음시간을 보니 36분 17초예요. 이 녹음이 되는 그 순간의 시간을 노트에다가 살짝 적어두세요.

그리고 복습할 때 그 녹음 파일의 36분 17초 전후의 내용을 다시 들으면서 어떤 내용을 놓쳤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필기는 친구 거를 빌릴 수 있지만 교수님이 하신 말씀은 다시 주어 담을 수가 없습니다. 녹음을 꼭 하셔서 가끔 정신줄을 놓거나 졸게 되는 상황을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조금 사소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요. 수업에 복잡한 수식이 나오는 경우 암기해야 하는지 여부를 교수님께 물어보라는 겁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처음. 접하는 학문의 교재에 적힌 그 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몰라요 당연한 거예요. 이 수식이 시험에서 주어지는지, 안 주어지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니까 미련하게 다 외우지 마시고 교수님께 물어보고 암기 o 또는 암기 x 이런 식으로 표시해 두시기 바랍니다. 수업 중에도 좋고 수업이 끝난 후 개인적으로 질문해도 좋습니다. 교수님이 말씀하실 거예요. '이걸 왜 외우고 앉았어 쓸데없이' 이렇게 말씀하시거나 '이건 아주 중요한 거니까 잘 알아도 돼요' 뭐 이런 식으로 수업을 들을 땐 별 거 아닌 것 같죠? 하지만 여러분이 막상 시험에 닥쳐서 그 모든 수식을 무식하게 다 외우려고 하면 공부량이 상당히 늘어나게 됩니다. 아주 막막해지죠 그때 각 수식 옆에 적힌 암기 x 혹은 암기 o 이런 표시가 정말 정말 반갑게 느껴질 겁니다. 


네 번째 솔루션을 반드시 구하시기 바랍니다. 
설루션은 답안지라는 뜻입니다. 오해하실까 봐 하는 말인데 설루션을 구해서 과제 배겨내라는 말이 아닙니다. 공부하는데 쓰시길 바라요 설루션의 유무는 여러분의 문제 풀이 능력과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교재 뒤에 해설지가 있어서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해설을 보고 혼자 공부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대학교 전공과목 연습 문제가 안 풀리면 어떡하죠? 정답지가 없기 때문에 보통 친구들끼리 모여서 과제 스터디를 합니다. 그런데 그 스터디에서 나온 답안이 정말 최적의 답일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교수님께 물어보는 거죠. 그런데 그것도 한 주에 한 두 문제야 이쁨 봤지 한 주에 다섯 문제 이상 들고 가면 당연히 번거로워하십니다.

설루션을 구해주세요. 연습 문제 과제를 열심히 한번 잘 풀어보시고 솔루션을 통해 본인의 풀이에 뭐가 잘못됐는지 올바른 풀이는 무엇인지 피드백을 하시고요 아예 손도 못 대고 못 푼 문제는 오랜 시간 고민하시다가 정 안 풀릴 때 문제 풀이 스타트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만 솔루션에서 참고하시고 그다음에 다시 한번 스스로 풀어보세요. 저는 솔루션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공부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없이 공부해 보니까 힘들더라고요. 관련 카페가 있다면 미리 가입과 등업을 해두시고 개강하고 교재가 정해지면 학교 커뮤니티를 뒤지든 선배에게 요청을 하든 구글링을 하든 해서 솔루션을 구해 두시기 바랍니다. 

다섯 번째 교재는 한글로 된 번역본을 사시길 바랍니다. 이거는 굉장히 주관적인 내용입니다. 알아서 필터링해서 들으세요. 개강 첫 주에 수업 오리엔테이션에 들어가면 교수님이 어떤 교재를 사용할 건지 말씀을 하시면서 영어로 된 원본 교재를 사라고 하실 겁니다.

모든 논문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전공 영어 단어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도 있고요. 번역본에는 번역 오류가 많기 때문에 읽기가 어렵다는 말도 있습니다. 다 맞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논문은 영어로 작성되고 학회의 모든 대화는 영어로 진행됩니다. 영어로 전공을 이해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근데 학생들 입장에서 전공을 영어로 공부하는 게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습니다. 

여러 이유 중 첫 번째, 문장 읽어봤는데 해석은 됩니다. 해석은 되는데 이게 뭔 말인지 잘 와닿지는 않습니다. 근데 어떻게 해석을 해서 이해를 했어요. 그런데 그다음에 문장을 읽어야겠죠? 하지만 무슨 말인지 잘 의미가 와닿지가 않아요. 어떻게 머리를 굴려서 잘 이해를 했으면 문제는 그전에 읽었던 문장이 또 기억이 잘 안 납니다.

한글로 읽을 때는 술술 읽으면서 이해를 할 수가 있는데 이게 영어로 읽다 보면은 한 문장 한 문장 읽는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립니다. 이거를 이해해야 뒤에 있는 예제 문제 풀이를 이해하고 이 예제 문제를 이해해야 그것을 응용해서 뒤에 있는 연습 문제 과제를 풀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안 읽혀요 읽히긴 읽히는데 엄청 오래 걸린다는 거죠. 한글로 쓰여 있으면 5분이면 읽고 이해할걸 영어로 쓰여 있어서 한두 시간이 걸립니다.

집중도 잘 안 돼요 그렇게 오랜 시간 투자해서 다 읽었는데 머릿속에 남는 건 별로 없고요 저는 그래서 영문 교재를 읽다가 이해가 안 돼가지고 학교 도서관에 있는 다른 옛날 한글 교재를 찾아서 읽고 개념을 이해한 다음에 다시 영문 교재를 읽어서 아 이게 이런 말이었구나 이렇게 영어 버전으로 이해를 하고 나서 문제를 풀었어요. 이게 얼마나 시간 낭비예요. 저는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영어는 분명히 중요해요 그런데 바쁜 학기 중에 어설프게 전공 역량을 영어로 키우겠다며 전공 교재를 영어 원문으로 사용하시면 전공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영어가 편하신 분들은 해당 사항 없습니다. 교재를 구매하시기 전에 원문 교재를 한번 읽어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여섯 번째 교과목과 같은 나무가 아니라 전공 전체의 숲을 보시기 바랍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것 제가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여러분 전공 교과목 커리큘럼 로드맵을 항상 염두에 두라는 말입니다. 
전공 로드맵을 보시면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고 넓어요. 4학년 내내 방학이든 학기 중이든 매일매일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면 학부 수준이라 하더라도 그 모든 교과목의 전부를 배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 각자 스스로 본인의 커리큘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냥 공학인증 제도에 맞춰서 수강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공학인증제를 추천하는 편은 아닙니다. 학기가 끝나고 성적이 나오죠 성적이 잘 나온 과목도 있고 안 나온 과목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결과를 가지고 그다음 수강 신청에 많은 고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지금 위치, 나의 전공 역량, 내가 잘하는 과목, 내가 못하는 과목, 내가 좋아하는 과목, 내가 싫어하는 과목, 내가 진출하고 싶은 분야, 전망이 밝은 분야, 그 분야로 가기 위해 도움이 되는 과목, 그 진로로 가기 위해 재수강해야 하는 과목 이렇게 좀 넓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눈앞에 있는 교과목에만 집중하느라 전체를 보지 못했고 수강 신청할 때도 남들 하는 거 따라서하기 바빴죠 그러면 안 되는데 학교 생활의 통제권이 저한테 없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이 공부하느라 급급해서 아무 생각 없이 코앞에 닥친 것들에만 집중하다 보면 여러분 대학교 4년의 통제권을 뺏기게 됩니다.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른 채 그냥 공부만 하다 졸업하게 돼요. 


저는 여러분들이 여러분 인생의 통제권을 손에 쥔 채 주도적으로 인생의 청사진을 그리시고 매 방학 때마다 남은 대학 생활을 계획하시고 본인의 위치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적절히 설정하실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종요약
첫 번째 시험 보기 직전에 해당 교과목 정리 요약본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수업 때 필기와 녹음을 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 어려운 수식이 나오면 암기 여부를 물어보고 체크해 두시기 바니다. 
네 번째 솔루션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다섯 번째 교재는 한글 번역본으로 사시기 바라요 
여섯 번째 본인 커리큘럼을 주도적으로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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